언론 속 P2P 소식
“P2P업체 못 믿어”… 자발적 옥석가리기 나선 투자자들
조선비즈
2020.06.24
오는 8월 P2P(Peer To Peer·개인 간) 대출 업체를 제도권에 편입하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온투법) 시행을 앞둔 가운데, 최근 P2P 업계의 연체율이 치솟거나 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최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P2P업 전환 등록 설문조사’에서 등록 희망 업체로 답한 곳들을 개별로 문의해 추려내는 등 자발적인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다.
조선DB



◇연체율 16%로 급등… 잇따른 사기 의혹

6일 금융당국·미드레이트에 따르면, P2P 대출 연체율은 5일 기준 16.56%로 작년 말 11.4%보다 5%포인트(P) 급등했다. 허위·부실 상품을 취급하는 불건전 영업행위도 나타나고 있다. 대출 잔액은 작년까지 증가 추세였다가 작년 말 2조4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올해 소폭 감소했다.

P2P업계의 사기 의혹도 잇따라 터지고 있다. 최근 동산(動産) 담보 P2P금융업체인 A사에선 투자금 ‘돌려막기’와 허위 차주에게 ‘짬짜미’ 방식으로 편법 대출을 해줬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최근 이 업체를 검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재 제재심의위원회 등 절차를 통해 문제 소지 여부를 다투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고 잘못된 사실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하겠다"며 거듭 해명했다.

지난 2월에는 투자금 돌려막기로 인한 사기 혐의로 P2P업체 팝펀딩이 검찰 수사를 받은 바 있다. 팝펀딩은 투자금을 홈쇼핑 납품업체에 빌려주고, 업체가 생산한 물건을 팝펀딩 물류 창고에 입고하면 물건이 팔릴 때마다 판매 대금으로 대출금을 회수하는 구조의 사모펀드를 만들어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대출 연체가 발생해 결국 투자금을 돌려막기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2018년에는 아나리츠, 루프펀딩 등 P2P업체 임원이 사기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 받은 사례도 있었다.


그래픽=김란희



◇투자자들 자발적 ‘옥석 가리기’ 나서

불안감이 커진 P2P 투자자들은 커뮤니티 등을 통해 최근 금감원이 실시한 P2P업 전환 등록 설문조사에서 ‘등록 희망 업체’로 답한 곳들을 개별로 문의해 추려내는 등 자발적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다. 온투법 시행 직후 3개월 이내 등록이 가능한 업체들은 준비가 충분히 돼 있어 영업을 지속하겠다는 업체들일 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양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P2P 업체 측도 온투법 등록과 관련한 업체 내부 준비 사항과 계획에 대해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회원들이 추린 ‘등록 희망 업체 목록’에는 나인티데이즈, 와이펀드, 칵테일, 투게더, 누리펀딩, 탑펀드, 비에프펀드, 펀딩N, 론포인트, 미라클펀드, 줌펀드, 프리스닥펀딩, 디에셋펀드, 윙크스톤 등이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4월 연계대부업자로 등록된 243개사를 대상으로 P2P금융업으로의 등록 전환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중 138개사가 회신했고, 105개사는 답변하지 않았다. 회신 업체 중 ‘등록을 희망한다’고 답변한 업체는 113개사로, 이는 전체 연계대부업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46.5%)였다. 이 중 ‘법 시행 후 3개월 이내 등록이 가능하다’고 대답한 곳은 55개사였다.

금융당국은 이런 수치를 공개하면서 따로 등록 희망을 회신한 업체명에 대해선 열거하지 않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희망한다고 대답한 업체 중에서도 지금으로선 등록이 안될 것 같아 보이는 업체가 있어서 공개하기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추후 서류 심사·현장 실지조사를 통해 업체의 보안성이나 대표자의 범죄 경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실질적인 제도권 편입 업체가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등록거부·미회신 업체의 경우 사실상 영업의사가 없거나, 법 기준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운 신생·영세 P2P 업체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5억원 이상이라는 자본금 기준과 준법감시인 선임, 온라인 전산장비 구축 등 요건 충족이 어려운 영세한 대부업체가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김란희



◇금융당국 "온투법 시행 앞서 P2P 투자 신중" 경고

8월 27일 온투법 시행 이후에는 그동안 불거진 P2P금융사기의 상당수가 차단돼 이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P2P업체의 불건전 영업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지만, 법 시행 이후에는 공시의무 등 위반 사항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투법은 P2P 금융의 법적 근거와 함께 정보 제공, 고위험 상품 취급 제한, 손실 보전 및 과도한 보상 금지 등 투자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온투법 시행을 앞두고 P2P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일부 업체는 허위 상품을 내놓거나 공시를 부실하게 하고, 리워드(보상)를 미끼로 부실 가능성이 큰 상품 투자를 유인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온투법 시행을 앞두고 과도한 투자 이벤트를 하는 업체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현장 검사를 강화하고 사기·횡령 혐의가 있으면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온투법 시행 전이라도 법에 담긴 투자자 보호장치를 충분히 확인하고, 법 시행 이후에는 등록업체인지를 확인해야 투자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등록업체에 한해 온투법이 적용되는 탓에 법 시행 후 1년간 등록 유예기간을 고려해 일부 업체가 등록을 미루고 불건전 영업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특별한 사유 없이 등록을 지체하는 업체들을 집중 검사하고 미등록 업체들과의 거래에 유의하라는 소비자경보를 발령할 예정"이라고 말했다.